요즘 반도체 관련 내용들이 뉴스와 주식시장에서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반도체 하면 우리나라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떠오르고 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으로 알고 있을텐데요. 반도체 기업 중 세계 최대기업은 대만의 TSMC입니다. 오늘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TSMC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반도체 기업들의 종류, 팹리스? 파운드리?
예전 포스팅에서 반도체 종류와 생산 과정마다 기업들의 특징 등에 대해 알아본 적이 있는데요.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반도체는 정보를 기억하기 위한 메모리 반도체와 저장하지 않고 처리를 위한 비메모리 반도체로 나눠집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기억하는 방식에 따라 전원이 중단되면 내용이 사라지는 RAM, 전원이 중단되도 정보를 저장하는 ROM으로 나뉘고, 더 세부적으로는 RAM을 SRAM, DRAM으로 나눕니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정보 처리가 목적이라 시스템 반도체라고도 불리며 중앙처리장치인 AP, CPU 등에 활용되고 통신, 차량 등에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반도체 생산을 위해서는 설계를 하고 팹(fab)이라는 공장에서 생산을 하고 생산된 반도체를 검수하고 포장하여 유통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해당 단계마다 막대한 자본과 시설 등이 들어가기 때문에 모든 과정을 한 기업이 수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설계만 하는 기업, 생산만 하는 기업, 검수나 포장만 하는 기업 등으로 나눠집니다.
설계만 하는 기업을 흔히 팹리스(fabless)라고 하며 팹(fab) 즉 공장을 가지고 있지 않은 기업들입니다. 외주를 줘서 생산하고 최종적으로는 자신의 브랜드를 붙여서 유통합니다. 흔히 알고 있는 엔비디아, 미디어텍, AMD 등이 대표적인 팹리스 기업입니다.
생산만 하는 기업을 파운드리(Foundry) 기업이라고 하는데 설계는 하지 않고 설계만 하는 기업인 팹리스 기업들에게서 주문을 받아 생산하여 제공하는 역할입니다. 대표적인 기업이 오늘 소개할 TSMC이고,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사업부 등입니다. 파운드리 기업에서 반도체가 생산되면 전문적으로 검수하는 기업이 별도로 있는데 에이팩트, 엘비세미콘, SFA반도체 등입니다. 이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기업도 있는데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라고 불리며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등입니다.
TSMC는 어떻게 반도체 세계 1위 기업이 되었을까?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Ltd)는 1987년에 대만 정부의 반도체 산업 진흥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설립되었고, 공기업으로 출범했다가 1992년 민영화 되었습니다. 당시 반도체의 잠재력을 파악한 정부는 반도체 시장 진입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이미 세계 유수 대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고 이 사업을 추진할만한 규모있는 대기업이 없었던 터라 쉽지 않았습니다. 당시 이 사업을 추진하던 핵심 인물이었던 모리스 창은 설계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하고 위탁생산만 전념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하고 정부를 설득해 TSMC를 설립하고 CEO를 맡게 됩니다.
이렇게 설립된 TSMC는 주요 팹리스 기업들로부터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기업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2000년대 들어오면서 반도체 시장이 폭팔적으로 커지고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 기업들이 부각되게 됩니다.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반도체 생산 설비와 품질을 관리해온 TSMC에 대부분의 반도체 설계 기업들은 주문물량이 늘어가게 되면서 애플이나 엔비디아, AMD 같은 초대기업들도 소위 줄을 서야 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2020년 이후로는 매출과 시가총액 모두 삼성전자를 추월해 세계 1위 기업이 되었습니다. 최근 시가총액은 600조원이 넘어 세계 10위를 넘나드는 초대기업이 되었고 향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반도체 뿐 아니라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400조원 남짓 되는 것을 감안하면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입니다. 세계 시가총액 순위로 10위 내에 드는 기업에 미국기업 이외로는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를 제외하고는 TSMC가 유일합니다.
TSMC의 향후 전망
최근 미국에서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 확장을 견제하고 자국내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과 반도체 기업 육성을 위해 소위 반도체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핵심 내용은 미국이 요구하는 조건을 이행하는 기업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하겠다는 것인데요. 요구조건은 초과이익 달성시 미국에 이익을 공유하고, 반도체 생산과 관련한 주요 정보를 제출하는 것, 그리고 중국에서의 생산 확대를 5% 이내로 제한하는 등입니다. TSMC를 비롯한 삼성전자 등 미국 외 기업들은 반발하고 있는 건 어쩌면 당연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현재 세계는 반도체 패권을 위해 미국과 중국, 그리고 주요 반도체 기업들간에 신경전이 대단합니다. 이 과정에서 TSMC는 각 국가별 대륙별로 과감한 투자를 추진하고 있고, 여러 국가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습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 일본 구마모토현에 공장을 건설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독일에 5조원을 투자해 유럽 최초로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전세계 반도체 시장이 어떻게 변화해갈지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당분간 TSMC의 아성은 더욱 공고해 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입니다.
흥미로운 세계 유명 기업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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