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뉴스나 인터넷에 반도체 관련 기사들과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반도체가 부족해 자동차 생산을 못한다던지, TSMC가 사상 최고 실적을 보였다는 기사, 파운드리, D램, 플래시 메모리 등등 알듯말듯한 반도체와 관련된 뉴스와 용어들이 난무하는데요. 오늘은 반도체와 관련된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반도체의 종류: 메모리 반도체, 비메모리 반도체
학창시절 반도체는 도체와 부도체의 중간물질 정도로만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맞는 얘기입니다. 반도체는 항상 전기가 통하지 않고 있다가 특정 조건이 되면 전기가 통하는 물질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온도가 높아지면 전기가 흐르고, 온도가 내려가면 전기가 흐르지 않는 물질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전자기기 등을 제어하고 정보를 기억하는 장치를 만들게 됩니다. 반도체는 크게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로 구분합니다. 말그대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반도체냐, 저장하지 않고 ‘처리’하는 반도체냐입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또 정보를 기억하는 방식에 따라 크게 램(RAM, Random Access Memory)과 롬(ROM, Read Only Memory) 두 가지로 나눕니다. RAM은 우리가 컴퓨터 부품으로 잘 알고 있듯이 저장했다가 전원이 꺼지면 내용이 사라지는 메모리를 말하는 것으로 휘발성 메모리라고도 불립니다. RAM에는 정보 저장방식에 따라 다시 D램과 S램으로 나뉩니다. ROM은 따로 지우지 않는 이상, 전력이 공급되지 않아도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특징을 가지기 때문에 비휘발성 메모리로도 불리죠. 대표적으로 컴퓨터 시스템의 기본 입출력 작업을 담당하는 입출력 시스템이나 은행 ATM 기기를 이용할 때 사용되는 IC 카드 등에 쓰입니다. 롬 안에서도 다양한 메모리가 있는데 그중 주목해야 될 것은 플래시 메모리입니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와는 달리, 정보처리를 목적으로 제작된 반도체를 말합니다. 요즘 많이 뉴스에 오르내리는 ‘시스템 반도체’라고도 불리기도 합니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주로 전자제품의 두뇌 역할을 하는 칩으로 많이 사용되어 각종 전자기기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데요. 모바일 기기의 중앙처리장치인 AP, 컴퓨터의 중앙 처리장치인 CPU, 디지털 신호를 처리하는 DSP, LED, 배터리의 전력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전력관리 칩 PMIC,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을 전기적인 영상 신호로 바꿔 주는 CMOS 이미지센서(CIS), 디스플레이 드라이버IC(DDI), 통신, 각종 센서 등 다양한 전자제품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회로가 복잡하고 종류가 매우 많습니다.
알고 가면 좋을 반도체 용어들
DRAM(Dynamic Random Access Memory)과 SRAM(Static Random Access Memory)
D램은 저장된 정보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소멸되는 반도체로 단시간 내에 주기억으로 재충전시켜 주면 기억이 유지되기 때문에 컴퓨터의 기억소자로 많이 쓰이는 램입니다. 용량이 크고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컴퓨터의 메인 메모리, 그래픽 메모리, 스마트 TV 등에도 들어가고 스마트폰 및 태블릿 PC 등에도 모바일용 D램이 많이 사용되고 있죠.
SRAM 은 전원을 공급하는 한 데이터를 유지하는 반도체입니다. 데이터 처리속도가 매우 빠르지만 회로가 복잡하여 값이 비싸다 보니 대용량으로 만들기는 어렵다는 단점이 있는데요. 때문에 그래픽카드 등 주로 소용량의 메모리로 사용됩니다.
플래시 메모리(Flash Memory)
플래시 메모리는 전원을 끄면 저장된 정보가 사라지는 램과는 달리 전원이 꺼져도 저장된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입니다. 데이터를 영구적으로 보존하는 롬(ROM)의 장점과 데이터를 고속으로 쓰고 지울 수 있는 램(RAM)의 장점을 모두 가졌다는 특징이 있죠. 주로 스마트폰, PC의 기억보조장치로 활용되며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AI의 발전과 함께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전력 소모가 적고 충격, 압력, 온도에 대한 내구성도 강해서 SSD(Solid State Drive, 반도체 기반 보조기억장치)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플래시 메모리 중에서도 중요한 것이 바로 낸드 플레시 메모리(Nand Flash Memory)인데요. 낸드는 전원이 없는 상태에서도 데이터가 계속 저장되는 특징 때문에 USB와 SSD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팹(fabrication facility)과 웨이퍼(Wafer)
팹은 반도체 생산의 핵심인 실리콘 웨이퍼를 만드는 공장을 일컫는 말입니다. 웨이퍼는 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을 말합니다.
반도체 생산 과정 : 팹리스, 파운드리
반도체는 설계, 생산, 검수의 과정을 거치는데요. 설계는 말그대로 어떤 반도체를 만들지 계획을 세우는 단계이고, 생산은 공장에서 반도체를 제작하는 단계, 검수는 반도체를 검사하고 통과한 제품을 포장하는 단계입니다. 각 단계마나 특수한 용어들이 있고 해당 단계마다 특화된 반도체 기업들이 있습니다. 팹리스, 파운더리, OSAT 등이 이러한 용어들입니다.
팹리스(Fabless)란 팹(fab)이 없다(less)는 뜻으로 생산공장은 없이 반도체 회로설계와 판매를 담당하는 회사를 말합니다. 이렇게 자체적으로 설계한 브랜드 제품을 생산업체(파운드리)에 맡겨 생산합니다. 여기서 생산된 반도체 제품은 자사의 브랜드 이름으로 판매하게 되죠. 대표적인 팹리스 기업으로는 엔비디아, 미디어텍, AMD 등이 있습니다.
파운드리 (Foundry)란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을 말합니다. 파운드리는 자사 기업의 자체 제품이 아닌 다른 회사의 설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로 위탁생산만을 합니다. 파운드리 기업의 주 고객은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기업입니다. 파운드리는 이러한 수많은 팹리스 기업의 생산기지 역할을 합니다. 대표적인 파운드리 기업으로는 TSMC, 글로벌파운드리, 삼성전자 등이 있죠. 검수는 반도체를 설계하고 만들고 나면, 잘 만들어졌는지 혹시 오류는 없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있는데요. 이런 검수 기업들은 철저한 검사를 거쳐서 테스트한 후 유통을 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에이팩트, 엘비세미콘, SFA반도체 등이 있습니다.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기업을 일컬어 종합 반도체 기업이라고도 하는데 대표적인기업으로는 인텔,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며, 대부분 메모리 반도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세계 반도체 분야 1위 기업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1위가 맞지만,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30%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사실상 1위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앞으로 상당한 투자를 한다고 하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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